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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거짓말 / 조항조 (주말의 낙서 : 말처럼 슆지 않아)

뜨락에. 2011. 1. 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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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처럼 쉽지 않아

 

 

한장의 달력이 외로이 매달려 있던 날이 불과 보름전이었다 

언제 찢겨 나갈지 불안한 하루 하루를 알밤 빼먹듯  애처로와

한달이 지나자 마자 잽싸게 낚아채듯 뜯어내던 달력 종이를

언제 부턴가 뒤로 차곡 차곡 접어 넘기기 시작했다

 

 그날이 언제 였던가 되짚어 보기도 편리하고

무엇보다 달력 자신이 항상 12장을 품고 있어 부자처럼 보여서 좋았다

 

허나 그날로 부터 보름이 지난 오늘은

새 해 새 희망으로 아니 또다른 욕심을 채우려

또다른 달력을 걸어놓고 마음을 채찍질 하고있다

지난 한 해  별 탈없이 와준것에 감사함도 잊은체 말이다

 

그러다 문뜩

오늘같은 추위에 턱밑에 찬바람이 들어 목도리를 치켜 세울때면

나같은 중년이면 누구나 "다~ 부질없는것을..." 탄하며

그저 나이 한살이 더 먹는다는게 서글퍼지기도 한다

  

이유없이 상대도 없이 휴대폰을 쳐다보며  

누구에겐가  아무 내용이나 벨소리를 듣고 싶어지기도 하다

 

53년동안 겪어본 새해 년초의 열정과 욕망의 날들이 

다 뜯겨져 나간 달력처럼 찬바람 부는 회색빛 겨울이 되면

반성과 번뇌의 덩치에게 가슴 한 쪽을 뺏기고서  

 

생기는 중년 병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창문을 재치고 코끝이 시린 찬 바람을 들이 마셔도 

그 언젠가 비릿내 나던 서해의 낙조를 보던 시절이 더 절실해지니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그말 우리네 중년들은 다 알고 있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출처 : 자전거와사람들/Bike & People
글쓴이 : 초우(草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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