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질주 행렬은 환상의 예술 세계”
자전거 축전 이색 다국적팀 ‘롤링 스톤즈’
지난 25일 개막된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축전에 참가한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 선수단의 면면들이다. ‘롤링 스톤즈’는 서울 한남동 ‘스톡 바이시클’(STORCK BICYCLE, 독일 자전거 브랜드) 매장을 찾았던 고객 중 마음 맞는 사람들이 이계웅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 코리아 대표를 중심으로 의기투합해 만든 자전거동호회.
27일 대회 셋째 날 경기를 마치고 결승선을 통과한 ‘롤링 스톤즈’를 청주 예술의 전당 광장에서 만났다. 지명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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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축전에 번외팀으로 참가한 ‘롤링 스톤즈’ 선수단과 문정욱 감독. 왼쪽부터 스탠 크로커, 데이빗 벨, 문 감독.<사진=문화체육 관광부 홍보지원국 박준수> |
아쉽게도 팀의 실질적 리더인 이계웅 대표는 대회 이튿날 라이딩에서 쇄골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경주를 중단한 상태였다.
‘롤링 스톤스’ 팀 감독을 맡은 문정욱 씨(38)는 “이 대표는 15년 이상 MTB(산악자전거) 매니아였는데 지난 2~3년간 철인3종 경기 등에 출전하면서 로드 사이클링(도로에서 자전거 타기) 매니아가 됐다”며 “이 대표 몫까지 남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집단 자전거 라이딩은 환상적인 아트의 세계”
“수백 명의 라이더들이 시속 50㎞로 대한민국 곳곳을 질주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허공을 가르는 바람, 바퀴 굴러가는 소리, 앞뒤 선수의 움직임…. 이 모든 것이 합쳐지면 일종의 종교적 체험을 하게 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상적인 예술의 세계를 만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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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경력 28년차 베테랑 라이더 데이빗 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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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씨는 19살 때 참가한 파리 자전거 대회를 잊지 못한다. “인사동 길처럼 돌이 울퉁불퉁한 길을 40~50㎞ 달리는 경주였는데 엉덩이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팠지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회상했다.
스탠 크로커(Stan Crocker, 41) 씨는 자전거를 타다 자동차 사고를 당했는데, 그로부터 1년 반 후 미국 미주리주 자전거 경주대회에서 우승한 못 말리는 자전거 매니아다.
크로커 씨는 “자전거 타기는 조화를 상징한다”고 했다. “난 외국인이고, 한국어도 전혀 모르지만 라이딩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사람들과 하모니를 이루는 경험을 한다. 자전거 타기에 언어는 필요치 않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것이다. 전 지구인과 그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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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 크로커 씨는 자전거 타기는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라며 웃었다. |
그는 “수백 명의 사람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달리는 그 자체가 한 편의 시와 같다”면서 “내 일(스포츠 영양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간다”고 덧붙였다.
자전거의 시간, 자전거의 시야…익숙한 것들의 재발견
이번 대회에서 팀카 운전을 하며 팀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문정욱 감독의 자전거 사랑도 유별나다. 문 감독은 캐나다 이민자이다. 학창시절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보낸 그에게 자전거는 어릴 적 기억 속 서울을 재발견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다.
“걷는 것보단 빠르고 자동차보다는 느린 ‘자전거의 시간’이 존재하고, 서 있는 것보단 낮지만 자동차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높은 ‘자전거의 시야’가 존재합니다. 이 영역은 이제까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예요. 자전거를 타는 순간 어느 나라, 어느 도시든 그 지역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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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축전 셋째 날 경기가 27일 원주 따뚜공연장에서 청 주 예술의전당에 이르는 116.2km 구간에서 열렸다. |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문 감독은 결국 직장도 자전거 회사(스톡 바이시클 코리아)로 옮겼다. 문 씨는 원래 미술 전공자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쭉 일해 오다 3년 전 자전거를 만나면서 직업까지 과감히 바꾸게 된 것.
문 감독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정부 자전거 정책이 성공하려면 자전거도로 확충 등 인프라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전거 라이더들을 도로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 자동차가 독점해야 할 도로를 침범하는 존재로 여깁니다. 운전자 교육 때 이 부분에 대한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 대표는 이어 “이번 자전거 정책이 보다 속도감 있게 여러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정책입안을 할 때 실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면 불필요한 시행착오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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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전거축전과 함께 ‘녹색충북 자전거대행진’이 열렸다. 정우택 충북도 지사(가운데)를 비롯한 지자체 대표단과 투어단이 청주시내 2㎞ 가량을 이 동하며 자전거 퍼레이드를 펼친 뒤 청주 예술의 전당 광장으로 들어오고 있 다. |
아울러 “현재 팀내 외국인이 60% 이상이면 시상대상에서 제외되는 번외팀으로 밖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자전거 축전이 진짜 국제적인 행사가 되려면 대회 규정 등 시스템 정비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롤링 스톤즈란 팀 이름은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Rolling stones gather no moss)’란 속담과 관련이 깊습니다. 자전거 레이서로서의 정신이랄까요. 하하.”
끊임없이 페달을 밟으며 새로운 세계를 향해 전진하는 라이더들에게 이보다 맞춤인 이름은 없을 것 같다.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지원국>
문화체육관광부 등록일 : 200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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